가난한 자의 노래 - 윤수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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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69회 작성일 19-10-02 14:34본문
가난한 자의 노래
윤수천
가난도 잘만 길들이면
지낼 만하다네
매일 아침 눈길 주고 마음 주어
문지르고 닦으면
반질반질 윤까지 난다네
고려청자나 이조백자는 되지 못해도
그런대로 바라보고
지낼 만하다네
더욱이 고마울 데 없는 것은
가난으로 돗자리를 만들어 깔고 누우면
하늘이 더 푸르게 보인다네
나무의 숨소리도 더 잘 들리고
산의 울음소리도 더 맑게 들린다네
더욱이 고마운 것은
가난으로
옷을 기워 입으면
내 가까이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내가 그들 속에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