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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된 소견은 지혜를 태워버리는 결과 - 일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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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3,065회 작성일 14-02-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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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성 가까운 곳에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을 섬기는 산자야라는 외도가 있었다. 후일 부처님의 제자가 된 건련과 사리불 존자는 당시 산자야 제일의 제자로서 각기 250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원래 사리불 존자는 바라문 태생으로 온갖 기예와 인도의 전통 경전을 익혔다. 16세가 되었을 때 그와 겨룰만한 사람이 없었고 목건련과 함께 산자야의 제자가 되었을 무렵에는 7일 만에 그의 가르침을 통달하여 수제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리불이 40여 세가 되었을 때 부처님의 제자 아설시로부터 인연법과 무아법(無我法)을 듣고 부처님의 제자가 될 것을 결심했다. 산자야는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리불과 목건련이 해탈을 위해 부처님께 귀의하겠다는 말을 듣고 펄쩍 뛰며 말했다.

“여러 신에게 제사지내고, 고행을 닦는 것이 제일가는 수행이다. 이렇게 수행하면 죽어서 천상에 태어나 진정한 해탈을 얻게 될 것이다. 이외의 더 높은 도는 없다.”

하지만 사리불과 목건련은 스승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기들 제자는 물론 산자야의 제자들까지 모두 거느리고 부처님께 귀의했다.
산자야는 마침내 신도들까지 잃게 되자 마을로 내려가 걸식하며 살아야만 했다. 그는 부처님을 원망하고 욕을 하는 등 온갖 비방을 퍼부었다. 하지만 부처님에 대한 비방만으로는 화가 풀리지 않았다. 결국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참지 못해 병까지 얻었다. 그는 계속 부처님을 비방하고 저주하다가 끝내는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다.

부처님께서는 외도나 악인 또는 삿된 소견에 빠져버린 이단에게는 불법을 말해 주거나 계(戒)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삿된 소견에 깊이 빠진 사람들은 거룩한 법을 듣고도 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지혜의 싹을 태워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다.
그러므로 산자야와 같은 사람에게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법을 듣게 되면 오히려 헐뜯고 비방하게 되므로 그 죄만 자꾸 더하게 할 따름이다.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부처님의 경을, 특히 계법을 가르치는 것은 도둑에게 집 열쇠를 맡기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악인배와 외도들은 선과 악,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축생과 다름이 없다. 그들은 부처님의 법을 받아서 지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혜의 봉자마저 잃게 되고 만다. 따라서 그들은 세세생생 삼보를 만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비록 인간세계에 몸을 받아 태어나더라도 해탈의 대도에 귀의할 인연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리석은 행위만 쫓아다니는 악인들은 지혜를 잃고 육근(六根)이 막히게 되어 목석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로 빠져든다.
또 외도 중에는 멍청이와 같이 아무 생각 없이 무심경지(無心境地)를 수행의 목적으로 삼는 무리들이 있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아무런 분별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결국은 나뭇등걸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대자대비한 불교가 이들 악인이나 외도에게는 문을 닫아야만 한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보살은 나쁜 중생을 제도할 때 함께 생활하며 이끌어 들이는 동사섭행(同事攝行)을 펼치기도 하고, 분노하는 무서운 모습으로 나쁜 마음을 항복시키는 방편을 쓰기도 한다. 예컨대 동사섭행이란, 도둑을 제도하기 위해 나도 도둑이 되어 그들과 어울려 친해지면서 설득하여 점차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을 말한다.

이와같은 방편을 베풀어서 그들이 삿된 소견을 버리고 정법으로 돌아오게 한 다음 넓고 큰 불법의 바다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옛 스님들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선근(善根)을 심어 주고자 한다면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믿게 하고 먼저 5계를 주어서 얼마나 받아들이는지를 본 다음 위없는 보리에 회향하게 한다면 어찌 그 사람의 이익이 크니 않겠는가.”

무릇 불자들은 남을 교화할 때 상대방의 근기에 따라 적절히 방편을 쓸 줄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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