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허물은 듣지 말고 덮는 것이 불제자의 자세 - 엄혜담 스님 > 스님말씀

본문 바로가기
스님말씀

남의 허물은 듣지 말고 덮는 것이 불제자의 자세 - 엄혜담 스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3,130회 작성일 14-02-03 15:32

본문

어느 날 잔뜩 화가 난 젊은이가 부처님을 찾아왔다. 그 젊은이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었는데 자기를 아끼는 친척들이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흥분해서 부처님을 찾아온 것이다.

젊은이는 부처님에게 마구 욕설을 퍼부으며 모욕을 주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아무런 표정 없이 묵묵히 앉아
있었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씩씩거리며 욕을 하던 젊은이는 그만 제풀에 지쳐 조용해졌다. 그때서야 부처님이 입을 열고 말씀하셨다.

“젊은이여, 그대의 집에 손님이 찾아오는 일이 있는가?”
“가끔 있소.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거요?”
잔뜩 화가 나 있던 젊은이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그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는가?”
“그렇소.”
“그대가 손님에게 음식을 주었는데, 그 손님이 음식을 먹지 않고 돌아간다면 그 음식을 어떻게 하는가?”
“그야 물론 내가 먹지요.”

이때 부처님은 조용히 젊은이를 타이르듯이 말씀하셨다.
“그대는 조금 전에 나에게 많은 욕을 주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그대가 한 욕은 누구의 것이 되는 것인가?”

부처님의 이 말씀에 문득 깨달음을 얻는 젊은이는 그 자리에서 부처님께 사과하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功人之惡毋太嚴要思基甘受
(공인지악 무태엄 요사기감수)
敎人以善毋過高當使基可從
(교인이선 무과고 당사기가종)

남의 허물을 책망할 때는 너무 엄하게 하지말라
그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야한다.
남을 가르치는 데는 너무 높게 하지 말라
그가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한다.
- 채근담

일상생활에서 남의 허물을 말하고, 그 허물을 흠잡으면, 자신이 마치 타인보다 좀 더 나아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러나 남의 흠을 잡으면 잡을수록, 남에게 욕을 하면 할수록 인격이 깎이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남의 허물을 말하는 것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쉬운 일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습관이기 때문이다. 남의 욕을 한다는 것은 때에 따라서 재미도 있거니와 어떤 집단의 결속력을 다져 주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길러져온 습관이 바로 ‘욕’ 이고 ‘흉’ 이다.

습관이란 그러지 말아야 할 곳에서 조차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행동이나 말이다. 결례가 되는 행동이지만 어른들 앞에서 조차 그 습관은 떨치기가 힘들다. 손짓ㆍ발짓ㆍ말 등으로 만들어낸 습관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몸에 물든다. 이런 습관 중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말의 습관이다. 나도 모르게 남의 허물을 말하거나 욕을 하는 것은 결국 그 말의 빚은 자신이 받게 되는 것이다.

가령 상대방이 나에게 욕을 한다하더라도, 부처님의 행동처럼,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욕은 언제나 말을 한 사람의 몫이 된다. 일상사에서도 너그러운 사람들의 행동이 그러하다.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남에게 욕을 듣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한다.
결국 주위의 사람들은 그의 인격에 동의 하게 되고 그 사람의 너그러움을 본받게 된다. 특히 부처님의 제자라 할 수 있는 우리 불자들의 행동은 더욱 너그럽고 담담해야 한다.

남의 허물을 듣지 않고 남의 허물을 덮어버리는 것이 바로 큰 자비임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것은 습관의 문제이므로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그런 습관을 버리기는 어렵다. 항상 좋은 말을 실천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노력해야한다. 부드럽고 예의 바른 한마디의 말은 미묘한 향과 같으며, 함부로 내두르는 혀는 나의 몸을 찍는 도끼가 된다.

참다운 불제자라면 남의 잘못을 보게 되면 자비심으로 참회시키고 그를 인도해 주어야 한다. 진정한 도의 세계에는 욕도 칭찬도 없다. 그러므로 도를 닦고 마음을 맑게 하려는 불제자는 칭찬도 비방도 모두 비워 버려야 한다.
마음을 비워 버린 사람의 말은 언제나 향기가 가득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며, 그런 사람의 주위는 언제나 따듯하고 평화로울것이다.
Total 73건 2 페이지
스님말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8
최고관리자
3456 2016-01-04
57
난~자연인
3440 1970-01-01
56
이성하
3352 1970-01-01
55
봉원사
3257 2014-05-29
54
봉원사
3250 2014-05-29
53
봉원사
3209 2012-01-01
52
류인숙
3204 1970-01-01
51
봉원사
3193 2012-09-25
50
봉원사
3182 2012-08-31
49
봉원사
3181 2011-08-29
48
봉원사
3180 2013-06-27
47
관리자
3177 1970-01-01
46
봉원사
3151 2011-10-27
45
난~자연인
3135 1970-01-01
열람
봉원사
3131 2014-02-0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n

봉원사 / 주소 : 03721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길 120 (봉원동, 봉원사)
대표전화 02)392-3007~8 / 팩스 02)393-9450
E-MAIL : jinsun5725@nate.com(종무소)
COPYRIGHT (C) bongwonsa.or.kr, ALL RIGHTS RESERVED.
봉원사 / 주소 : 03721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길 120 (봉원동, 봉원사)
대표전화 02)392-3007~8 / 팩스 02)393-9450 / E-MAIL : jinsun5725@nate.com(종무소)
COPYRIGHT (C) bongwonsa.or.kr, ALL RIGHTS RESERVED.
브라우저 : Edge / Firefox / Chrome / Safari PC 최적해상도는 1920×1080화소 이며 최소 화면해상도는 1440×900화소 이상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