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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배우고 또 배워라 - 김향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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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3,099회 작성일 14-02-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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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때의 야운(野雲) 스님은 ‘자경문(自警文)’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배우지 않으면 교만만 늘고, 어두운 마음으로 닦지 않으면 아상(我相)ㆍ인상(人相)만 커지네. 배고픈데 마음만 높으면 굶주린 호랑이 같고, 아는 것 없이 함부로 놀면 미친 원숭이 되네. 삿된 소리, 마구니의 말은 곧잘 들어도 성인의 말씀, 현인의 글은 짐짓 듣지 않네. 착한 도에 인연이 없으니 누가 그대 제도하랴. 삼악도(三惡道)에 깊이 빠져 온갖 고통뿐인 것을.”
 
우리 속담에 ‘벼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는 말이 있다.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언제나 겸허하고 제 잘난 맛에 살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아도 향기가 저절로 피어오르고 만족하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리석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에게 있다. 마음이 어리석으면 배우고 익혀서 지혜롭게 만들어야 하고, 어둠속에 휩싸여 있으면 갈고 닦아 빛을 발현시켜야 한다.

그런데 교만과 자존심으로 고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이를 뒤집어 보면 배우지 않고, 닦지 않는 까닭은 바로 교만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배움을 꺽는 교만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아승만(我勝慢)이다. 내가 너보다 잘났다는 생각을 가졌으니 어찌 배우고자 하겠는가.
둘째는 아등만(我登慢)이다. 나와 너는 같은 위치에 있으니 배울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셋째는 아열만(我劣慢)이다. 너보다 내가 못하다는 생각, 그 열등의식 때문에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이다.

제가 잘나서 배우지 않던, 비슷하다고 해서 닦지 않던, 열등의식에 휩싸여 닦지 않던 모두가 교만인 것이다. 배움의 자세는 숙이는데서, 적극적으로 구하고자 하는 데서 시작된다. 닦지 않고 배우지 않으면 결국은 자기만 손해 볼 뿐이다. 자기가 자기를 배우지 않으면 결국은 자기만 손해 볼 뿐이다. 자기가 자기를 깨우쳐 가지 않으면 누구도 자기를 구제해 주지 않는다. 배움의 비결은 제 마음을 여는데 있으며, 제 마음을 열 때 도는 찾아드는 법이다.

특히, 마음이 어두운 사람일수록 마음의 문을 열러 부지런히 도를 닦아야한다. 왜냐하면 도를 닦으면 마음이 공(空)해지고, 공해지면 마음이 환해지고 밝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 빛은 밖으로까지 뻗쳐 나와 그 빛을 받는 사람들에게까지 기쁘고 즐겁고 편안함을 안겨 주는 것이다.

조금 알고, 조금 배운 것을 대단한 척하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교만을 부린다면 아상(我相)ㆍ인상(人相)ㆍ중생상(衆生相)ㆍ수자상(壽者相)만 커져갈 뿐이다.

아상은 ‘나다’ 라고 하는 생각이다. 곧 교만을 부리는 근본은 아상에서 시작된다. 그런데‘나다’라고 할 때는 ‘너다’ 라고 하는 생각이 이미 생겨나 있는 것이다. 이 ‘너다’ 라고 하는 분별이 인상(人相)이다. 그리고 나와 너를 구분하여 ‘나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 며 상대적인 차별과 시비를 일으키면 업을 지어 중생상(衆生相)이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고, 그와 같은 시비에 빠지다 보면 과보로서의 수자상(壽者相)이 생겨나는 것이다.

곧 나(我相)와 너(人相)를 구분하다 보면 평등심이 깨져서 갖가지 업(衆生相)을 짓게 되고, 그 결과 애착과 괴로운 삶(壽者相) 속에 빠져 허덕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무엇보다 아상에서 비롯된 교만함을 버리고 부지런히 배워서 마음을 밝혀 나가야 한다.

이 ‘자경문’ 의 노래처럼 교만에 빠져 굶주린 호랑이, 미친 원숭이 노릇을 할 수 는 없는 것이다. 배고프면 먹듯이, 아는 것이 없으면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성인의 말씀, 부처님의 가르침을 열심히 배워야 한다. 이러한 가르침을 배우면 번뇌가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도와는 거리가 면 마구니의 말에 빠져들면 우선은 즐거울지 몰라도 번뇌 망상이 계속 생겨나서 뒤가 깨끗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불자는 경건하게 배우는 자세로, 겸손하며 낮은 자세로 위의 노래를 다시 한 번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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