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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의 이전, 환멸(還滅)의 세계로 이끄는 108배 - 전지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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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3,077회 작성일 13-08-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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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에서의 '절[拜]' 이란 의미는 숫자에 대한 근거가 뚜렷하다.
3배를 드리는 것은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탐심, 진심, 치심이라 일컫는 삼독심(三毒心)을 끊고 삼학(계(戒), 정(定), 혜(慧))을 닦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또한 53배는 참회 53불에 대한 경배이며 1천배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겁(賢劫)의 1천 부처님께 1배씩 절을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3천배는 과거, 현재, 미래의 3대 겁에 출현하는 3천 부처님께 1배씩의 절을 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고, 바라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올리는 절로 108배를 가장 많이 행하고 있다.
  108배란 108번뇌의 소멸과 관련 있다. 108번뇌는 중생의 근본 번뇌이다.
  육근(六根)과 육진(六塵 : 혹은 육경(六境))이 서로 만날 때 생기는 것이 바로 108번뇌다.
  눈, 귀, 코, 혀, 몸, 뜻 등의 육근이 색깔, 소리, 향기, 맛, 감촉, 법 등 육진을 상대할 때 '좋다, 나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등 세 가지 인식 작용을 일으킨다. 그리고 좋은 것은 즐겁게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괴롭게 받아들이며, 좋지도 싫지도 않은 것은 방치하는 것이다.
  곧, 육근과 육진의 하나하나가 부딪힐 때 좋고, 나쁘고, 평등하고, 괴롭고, 즐겁고, 버리는 여섯 감각이 나타나기 때문에 36가지 (6X6=36)의 번뇌가 생겨나게 된다.
  이 36번뇌를 중생은 과거에도 했었고 현재에도 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할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에 세 가지씩 가지 수가 늘어나므로(36X3=108) 108번뇌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108번뇌가 벌어지고 또 벌어져서 팔만 사천 번뇌 망상을 이루게 되고 그 번뇌들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무수히 왔다 갔다 하면서 마음을 흐트러지기 때문에 중생은 번뇌로 인해 시달리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즉, 108번뇌는 우리의 흐트러진 마음을 뜻한다. 하나로 모아진 마음이 아니라 바깥으로 흐트러진 마음의 근원을 돌아보려는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흘러 내려가는 유전(流轉)을 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108번뇌는 108번의 절을 하는 동안 스스로 순화되어 삼매의 힘으로 변화된다.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심의 원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환멸(還滅)의 시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무한한 능력, 영원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번뇌를 따라 밖으로 뿔뿔이 흩어질 때 바로 무능에 빠지고 끝없는 생사의 유전 속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번뇌 속으로 끊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삼매의 힘은 다시 되살아나고 원래의 무한 능력이 우리에게서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108배 속에는 번뇌를 쫓아 흘러 내려가는 삶을 일심의 원천으로 돌리겠다는 의지가 숨겨져 있다. 유전이 아니라 환멸의 삶, 번뇌 이전의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삶, 곧 성불(成佛)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번뇌는 끊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다. 108번의 절은 번뇌를 끊는 의식이 아니라 깊은 삼매(三昧) 속으로 우리는 인도하는 방편이다. 우리가 매일 108배의 정진을 통하여 삼매 속으로 몰입할 때 우리의 모든 번뇌는 차츰 사라지게 된다. 삼매와 한멸과 성불, 이것이 우리가 108배를 하는 까닭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108배는 매일 행하는 것이 좋다.
  지난 해 새해 벽두, 봉원사에서는 매일 아침 108배를 하는 까닭도 위와 같다. 수도승은 수도승대로 신도는 신도대로 각자의 번뇌를 떨치고 삼매의 속으로 스스로를 인도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시작했으며, 어느 덧 봉원사의 일상이 되었다.
  또한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 속에서 108배는 종교를 떠나 좋은 운동으로 언젠가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아오고 있다. 공간과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운동으로 이만한 것이 또 있으랴! 특히 마음과 몸을 한꺼번에 건강하게 만들며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상쾌한 출발점이 될 만한 것이 또 있으랴!
  특히 마음만 먹는다고 모두 실행에 옮겨지는 것도 아니며, 시작을 하더라도 혼자서 하게 되면 그만,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절에 올라와 스님의 인도하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하루하루 절을 하다보면 어느 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도 건강해 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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