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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용서는 평화로운 세상의 첫 걸음 - 박처명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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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2,666회 작성일 13-04-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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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효종(孝宗)때의 학자 신독재 (愼獨齋) 김집 (金集) 선생이 있었습니다. 김집은 당대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요,
우리나라 예학(禮學)의 대성자 입니다. 김집이 율곡(栗谷) 선생의 문하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이다.
 
어느 날 율곡 선생에게 친구가 찾아와서 간곡히 부탁했다.
 
"알다시피 내 딸이 모자라는 아이가 아닌가! 이런 아이를 데리고 살 사람은 도덕군자나 도인이라야 하네. 그러니 자네 제자 중에서 한 사람 구해주시게나."
 
부탁을 받은 율곡 선생은 여러 제자 가운데 누구를 고를까 생각하다가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 내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내일은 너희들에게 점심을 대접할 일이 있으니 밥을 싸오지 말아라."
 
다음 날 제자들은 좋은 음식을 기대했으나 상 위에는 쓴 씀바귀국에 보리밥이 나왔다.
다른 이들은 먹을 수가 없어서 첫 숟가락에 손을 놓고 나왔는데 김집만이 다 먹어치웠다. 율곡 선생이 물었다.
 
"다들 쓰다고 먹지 않았는데, 너는 쓰지 않더냐?"
"스승님, 저도 쓰긴 쓰지만 스승님께서 특별히 주신 음식이라 억지로 다 먹었습니다."
 
율곡 선생은 '너야말로 아무개의 사윗감이 될 수 있다.' 하고
그 팔푼이 색시와 혼인은 성사시켰다.
 
어느 해 김집이 조상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음식을 차렸는데 부인이 김집의 옷자락을 당기며
"나, 대추 하나 줘요." 하자 김집은 얼른 대추 하나를 집어 주었다.
 
이를 본 집안사람들이 김집을 나무랐다.
 
"아니, 자네는 온 나라 선비들의 추앙을 받는 학자의 몸으로 제사도 모시기 전에 제사상의 과일을 아내에게 주다니, 그런 법도가 어디에 있는가?" 그때 김집은 이렇게 말했다.
 
"자가 어찌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이 자리는 조상님을 모시는 자리입니다. 마땅히 집안이 화기애애한 가운데 제사를 올려야 조상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못난 아내가 대추를 안준다고 짜증을 부리거나 울게 되면 모처럼 찾아오시는 조상님께서 얼마나 언짢아 하시겟습니까? 그래서 얼른 하나 집어 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가 부덕한 탓이오니 널리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집안 어른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가 감탄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도 모두 이와 같다.
 
법도가 있고 도리가 있으며, 현대 사회는 법을 지키며 살아야 무리 없이 살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도리보다도 화해와 배려가 앞서야 한다.
 
현대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서로 얼굴이 붉히며 살아가는 일이 많다. 이는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며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내 주변을 먼저 챙기는 데서 나오는 욕심들이 상충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그런 얼굴 붉힘이나 더 심한 경우 이해관게에 따른 송사에 시달려 본 사람은 알것이다.
자기 욕심을 내세워서 남는 것은 두 손바닥에 허무함뿐이라는 것을...
 
그래서 현인들은 자비와 용서를 강조했나보다.
그 자비와 용서에서 사람들 사이에 화목이 있고, 타인을 용서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즐거움과 평화가 있는 법이다.
 
서로에게 입힌 상처는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의 흠집으로 남게되고 결국엔 그 흠집이 나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이치를 깨달아야한다.
 
부처님은 평소 제자들에게 이렇게 설파했다고 한다.
"착한 사람들은 가장 좋은 말씀을 한다. 이것이 첫째다. 법을 말하고 비법을 말하지 말라. 이것이 둘째다. 좋은 말을 하고 좋지 않은 말을 하지 말라. 이것이 세째다.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말하지 말라. 이것이 넷째다." - 숫파니타파
 
우리가 타인을 평가할 때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말한다면, 세상의 평화는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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