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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심을 갖는 것이 보리심을 닦는 첫걸음 - 박지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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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2,754회 작성일 13-01-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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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성도하신 뒤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의 일이었다. 당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석가족 왕실에서 출가하는 왕족들이 많았다.
근방에 우바리라고 하는 궁중 이발사가 있었는데 그는 왕족들이 출가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는 인도 계급 가운데 가장 낮은 천민 출신이라 출가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보고 왕자 아나율(阿那律)이 물었다.
"그대는 왜 슬픔에 잠겨 있는가?"
"왕자님, 저도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천한 사람이 어찌 왕자님들처럼 출가할 수 있겠습니까? 출가조차 할 수 없는 저의 신분이 너무도 서럽습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부처님은 뜻밖에 궁중 이발사 우바리의 출가를 허락했다. 우바리는 부처님께서 내리신 담요와 옷을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맹세했다.
"나는 이 세상의 가장 밑바닥 인생인 노예로서 온갖 천대와 괄시를 받으며 살아왔다. 이제 나도 출가하여 부처님의 법을 배우게 되었으니 목숨을 바쳐 계율을 지키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리라."
우바리가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수행에 전념하며 지내던 어느 날이었다. 왕족 출신의 일곡 왕자가 새로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자 부처님은 예법에 따라 선배들에게 절을 하도록 했다. 일곱 왕자들은 나이 많은 장로들을 비롯하여 출가한 순서대로 절을 해나가다가 맨 끝에 앉은 우바리에게는 절을 하지 않았다.
부처님이 물었습니다.
"왜 우바리에게는 절을 하지 않느냐?"
"왕자의 신분으로 어찌 천민 출신에게 절을 할 수 있습니까?"
이 때 부처님이 그들을 타이르셨다.
"불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행을 청정하게 지키면서 정진하고 덕을 닦아 교만한 마음을 여의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많다하여 선배가 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출가한 순서대로 서열이 정해지는 것이다. 우바리가 비록 출가 전에는 천민이었다고는 하지만 서열은 그대들보다 앞서느니라. 또한 출가한 지 며칠 안되기는 했지만 우바리는 수행과 정진에 힘쓰고 계를 엄히 지켰느니라. 이제부터 우바리를 너희들의 형으로 삼아 존경하고 대우해 주어야 하느니라."
마침내 일곱 왕자는 출가 전 자신들의 이발사였던 우바리라는 생각을 버리고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우바리에게 절을 했다고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평등'이란 말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를 거치면서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소중하게 다뤄져 왔고, 실천되어왔기 떄문일 것이다. 그러나 불과 오 백 년 전만 하더라도 평등이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였다. 전제주의 국가에서는 소수의 지배자들이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피지배층은 그런 권력의 집권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저 지배자들의 아량과 보살핌으로 모두가 평화로워진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더 오래전 부처님이 살아계시던 시절의 지배자의 위치는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절대적이었을 것이다. 그 오래전 모두가 '평등'이라는 단어는 같은 계급에서만 병렬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에 부처님께서는 진정한 '평등'을 설파하셨다.
불교의 계율이나 가르침을 보면 가장 깊은 곳에 '평등'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평등심이 있어야 자비심도 생기고 보시행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체중생에 대한 평등한 마음이 없으면 비록 자애심과 연민심 등이 일어나더라도 한 쪽으로 치우치기 마련인 것이다.
평등심은 만물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근간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떤 상대라 할지라도, 심지어 그가 아무리 나쁜 악인이거나, 이해관계가 얽혀 원수지간이 되더라도, 그가 나보다 못하거나, 열등하다거나, 악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평등심은 무너지고 만다. 그것은 나이도, 성별도, 종교도, 국적도 상관없다. 심지어 사고나 명예, 권력이나 경제력 등 그 어떤 것과도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존중하고 존귀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보리심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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