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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배움의 자세는 '중도(中道)'를 지키는 것 - 태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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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2,726회 작성일 12-10-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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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제자 중에 수목나 존자라는 분이 있었다.
그는 거부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존자가 태어나자마자 많은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이름을 수목나
곧 문억(聞億 : '억'이란 소리를 듣다)이라고 지었다고 전한다. 수목나 존자는 어찌나 귀하게 컸던지 땅을 밟은 적이 없어 발바닥에 털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수목나가 철이 들자마자 부처님을 친견해서 법문을 듣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수목나는 어렸지만 영리한 사람이라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공부하여 도를 이루려면 승려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출가할 결심을 하였고 급기야 출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출가한 수목나는 밤낮으로 열심히 정진했다고 한다. 어찌나 열심히 정진을 하였던지, 그 곱던 방바닥이 터져서 피가 나고 살과 뼈가 서로 붙을 정도였고 수목나가 수행하던 절 마당에는 짐승을 잡아끌고 다닌 것처럼 피가 묻어 있기도 할 정도로 애쓰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신 부처님은 그를 위해 신발을 신어도 좋다는 법을 제정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공부에는 큰 진전이 없었다. 크게 실망한 수목나는,
"나는 돈과는 인연이 많지만 도 와는 전혀 인연이 없나보다.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그 많은 돈으로 스님들을 위하여 길을 닦고 집을 짓고 많은 공양을 올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공부를 포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수목나의 마음을 헤어라고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목나야 너는 세간에 있을 때 무엇을 가장 즐겼느냐?"
"거문고 타기를 즐겼습니다."
"거문고 줄이 너무 팽팽하면 어떻게 되느냐?"
"끊어지기 쉽습니다."
"거문고 줄이 느슨하면 어떻게 되느냐?"
"거문고 소리가 올바로 나지 않습니다."
"수목나야 공부도 이와 마찬 가지다. 너처럼 억지로 애를 쓰며 정진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발바닥이 터지고 몸만 피로해져서 쓸데없는 생각이 더할 뿐이니라. 공부는 거문고 줄을 고르는 것과 같이하되 너무 조여서도 안되고, 너무 늘어지게 해서도 안되느니라. 모든 신묘한 법이 그 가운데 있으니 잘 명심하여라."
 
수목나는 이 가르침을 듣고 크게 깨달아 자기 몸과 마음에 맞게 공부해서 아라한과를 증득했다고 한다.
 
옛 사람들은 배움의 자세가 한마디로 도 닦는 수도인의 자세 바로 그것이었다. 경상(經床) 앞에 앉으면 언제나 의관을 바로 하고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하였다. 보조국사 지눌대사의 계초심학인문에도 초발심(初發心)의 학인들에게
"만약 큰 스님께서 법상에 올라 법문을 하시거든 간절히 그 법문에 대해 어렵다는 생각(현애상)을 내거나 그만 두려는 생각 즉, 퇴굴심(退屈心), 혹시 자자 들었다고 생각(관문상)이나 쉽다는 생각 즉, 용이심(容易心)을 내지 말고 마땅히 마음을 비우고 듣는다면 반드시 깨달을 때가 올 것이니 부디 말만을 따라 배우거나 입으로만 힘쓰지 말라" 라고 경책하는 말씀이 나온다.
 
우리의 배움을 돌이켜 보면 학업의 실패요인이 그 둘 중에 하나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는 것 자체가 공부이듯 사람들은 세상살이에도 퇴굴심과 용이심을 가지고 세상을 대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의를 보았을 때 선뜻 발심을 내서 다가가 선의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것도, 불의를 보았을 때 용기를 가지고 불의에 맞서지 못하는 것 등 우리의 일상사는 매순간 갈등의 연속이다.
 
선의를 행하고 불의를 떨쳐내는 것이 수행의 한 방법이라고 볼 때, '나는 할 수 없는 일' 이라든가, '내가 그까짓 일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버리고 용기 있는 자세로 현상에 다가가고 문제를 해결할 때 어려운 문제들도 실마리가 잡히고 능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것이다.
 
공부하는 마음, 수행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자세야 말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행하는 한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봉원사보 11월호 (제 187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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