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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과 괴로움의 무게는 같은 것... - 장청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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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2,879회 작성일 12-01-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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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평생의 소원 성불(成佛) 하는 것이었던 한 늙은 수행자가 있었다.
그가 수행을 하던 어느 날 밤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셨다.
 
꿈 속의 부처님은,
 
"네 정성이 지극하니 너에게 성불할 수 있는 길을 일러 주겠다. 네가 지금부터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면 성불할 것이다. 그때 염라대왕이 어떤 시련을 가하더라도 절대 말을 해서는 안되느니라.
그 고비만 잘 넘기면 너는 반드시 성불할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수행자는 그떄부터 입을 다물고 어떤 경우에도 말을 하지 않는 연습을 했다.
 
마침내 그는 죽어서 염라대왕 앞으로 나아갔는데,
염라대왕이 어떤 말을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염라대왕은 온갖 모진 고문을 하면서 말을 해보라고 다그쳤다.
그러니 어떤 혹독한  고통을 당해도 성불하기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상기시키며 고문을 이겨냈다.
 
고문으로는 수행자의 입을 열게 할 수 없음을 안 염라대왕은 다른 방법으로 회유했다.
말만 한 마디 하면 영원히 부귀복락을 누리게 해 주겠다는 말에서부터
 
아름다운 여인의 유혹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수행자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참으로 지독한 놈이구나. 안 되겠다. 최후의 수단으로 암말을 끌고 오도록 하라! 
염라대왕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사자들이 암말 한 마리를 끌고 왔다.
 
"이 말이 누군지 알겠느냐?"
수행자는 고개를 저었다.
 
"이 암말이 바로 네 어미다."
수행자는 놀란 표정으로 그럴 리가 없다며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네 어미인지 아닌지 어디 한 번 보기로 하자. 여봐라, 시작하라."
사자들이 채찍으로 말을 마구 때리니 말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며
 
"나는 죽어도 좋으니 너는 절대 말을 하면 안된다."
그 목소리는 바로 자기 어머니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수행자는 말을 껴안으며 소리쳤다.
"어머니!"
 
그 순간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고 텅 빈 허공에서 부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애(恩愛)의 덫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성불하기는 틀렸구나."
 
불가에서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娑婆世界)라 하는데,
이 '사바'는 감인(堪仁) 또는 잡회(雜會)로 번역된다.
 
감인은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 세상은 참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임을 말한 것이다.
'잡회'란 온갖 잡된 것글이 얽히고 설킨 것으로 시시비비가 끊이질 않는 것이 이 세상임을 나타낸 말이다.
 
참는다는 것은 괴로운 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즐거운 일도 포함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참기 어려운 것이 역경계(逆境界) 라면
 
즐거운 것은 순경계(順境界)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물론 괴로운 일을 참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참는다'라는 말은 괴로운 일을 참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간이란 즐거운 일은 참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도를 닦는 사람은 괴로운 일보다 즐거운 일에 대한 '참음'을 조심해 마음을 다져야 할 것이다.
 
역경계를 참는 것보다 순경계를 참는 일이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상기해야 한다.
사람이란 자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의 불행에 대해서는 크게 가슴 아파하지만,
 
관련이 없는 사람의 불행에 대해서는 매우 둔감하다.
사람이 참아야 한다는 것은 괴로움이나 즐거움 모두가 포함된 것임을 나타내는 것을 언뜻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한 순간 북받친 감정을 참지 못하여 영원한
성불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세상사는 더하기와 빼기의 셈법이 정확하다.
어떤 이가 즐거운 기분을 맛보며 득을 본다고 생각하면 다른 곳의 어떤 이는 손해를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이가 행복하면 어떤 이는 불행해 진다는 인연에 따라 나와 남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와 관련이 없고 반대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성불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모두를 끌어안아햐 하며 그러기 위해서라면 즐거움과 괴로움의 무게가 모두 같음을 인지해야한다.
그리하여 세상의 모든 인연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로 진입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의 생각이란 몸뚱이와 같이 움직인다. 영원히 굳어있는 것이 아니다.
한번 결심이 섰다가도 다른 번뇌망상이 그 위를 덮으면 처음의 결심은 사라져 버리고 또 다른 생각에 빠져버리기 십상이다.
 
마음 속에 참을 인(忍) 자를 갈고 닦아야 한다.
어떤 번뇌망상이 나를 덮치더라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세상의 모든 일을 굽어보며,
 
자연의 이치릴 깨닫는 것 이것이
나의 마음을 닦고 성불로 나아가는 수(修)가 되는 것이고 수행자(修行者)와 불자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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