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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智慧)의 샘을 얻기 위한다면 마음부터 비워라 - 기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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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2,684회 작성일 11-11-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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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외도(外道)가 부처님을 찾아와 물었다.
"감히 부처님께 말 있음(有言)으로도 묻지 않고, 말 없음(無言)으로도 묻지 않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조용히 자리에 기대 앉으셨고, 그 순간 외도는 부처님의 행동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오 부처님이시여, 대자대비로써 저의 미(迷)한 구름을 모두 벗겨 주셨습니다. 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다 아뢰오리까!"
마음을 완전비 비우고 법문을 청한 외도는 부처님의 참 법문을 듣고 대오(大悟)했던 것이다.
외도가 간 뒤 부처님 곁에 있던 아난 존자가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한 말씀도 없이 그냥 자리에 기대 앉으셨을 뿐인데, 그 외도가 어떻게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까?"
"아난아, 매우 훌륭한 말(馬)은 채찍의 그림자만 보아도 힘껏 달려가느니라. 아난아, 너는 20년 동안이나 내 곁에 있으면서도 나의 참 법문을 듣지 못하고 있구나."
그릇에 무엇인가를 담으려면 먼저 담겨져 있던 내용물을 비워야만 한다. 기존에 담겨있던 것을 그대로 놔두고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없는 까닭이다.
손에 무엇인가를 잡기 위해서는 손을 반드시 빈손이어야 한다. 먼저 잡고 있던 것을 그대로 움켜쥔 상태에서는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없는 이유이다.
물론 마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없는 이유이다.
비워야 될 것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삼독심이다. 나와 남을 동시에 해롭게 하기 때문이다. 나눔, 자애, 지혜의 마음으로 새롭게 채워야 한다.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순리(順理)의 가르침을 베푼다. 그 세상의 이치를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그 가르침이 우리 귀에 들리도록 하는 것이 법문이다. 그러므로 법문을 들을 때에는 빈 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릇이 차 있으면 아무리 좋은 법문이라 할지라도 담을 수가 없다. 법문을 들을 때는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 하더라도 번뇌망상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분명히 작가하여 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들으면 깨달음의 기연(機緣)은 반드시 찾아들게 마련이다.
이것이 법의 문을 열고, 법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요긴한 비결인 것이다. 말만 듣거나 법문을 입으로만 되새기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또한 귀로 듣고 입으로 내뱉으며 비판하는 것, 이것은 지식에 불과할 뿐 결코 지혜가 되지 않는다. 법의 세계, 곧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문을 듣는 이는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들어야 하며, 지식(知識)이 아니라 지혜(知慧)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세상사를 살아가며 번뇌가 없는 중생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번뇌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악몽 속에 사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불자들은 사찰을 찾고 법당을 찾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 아닌가?
똑같은 법문을 듣고도 어떤 사람은 도를 깨치는데 어떤 사람은 도를 깨치지 못한다. 마음 가득 번뇌망상을 담고 말만 배우고자 하거나 지식 충족의 수단으로 법문을 듣는다면 생사 이외에 이를 것이 아무것도 없는 법이다. 그러나 스스로 온전히 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들으면 틀림없이 깨달음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마음을 비우고 깨끗이 비워진 그릇에 법문을 통한 부처님의 말씀을, 부처님의 말씀을 통한 이치와 깨달음을 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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