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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의 싹을 끊고 마음을 청정하게 닦는 것이 불자의 도리 - 고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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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원사 댓글 0건 조회 3,513회 작성일 11-08-0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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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때 마조 스님제자 중 염관제안 선사라는 큰 스님이 계셨다.

염관선사가 어느 날 저녁 공양을 마친 뒤에 방에서 밖을 무심히 내다보고 있는데, 선방수좌 두 명이 멀리 법당 축대 옆을 왔다 갔다 하면서 경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향기로운 바람이 진동을 하더니 제천선신들이 오색채운을 타고 와서 수좌들에게 합장하고 절을 하였다. 도력이 높은 염관선사인지라,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들을 본 것이다.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었기에 저렇듯 제천선신들이 함께 찬탄을 하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며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데, 조금 지나자 제천선신들이 하나 둘 모두 떠나고 시커먼 돼지 귀신들이 추한 냄새를 풍기면서 몰려왔다.

돼지귀신들은 킁킁거리고 바닥에다 침을 퉤퉤 뱉으면서 얼룩진 발자국을 남기며 쫓아 다녔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로구나.’

이튿날 수좌들을 부른 선사는 어제 일을 물었다.

너희들은 어제 저녁 공양 후에 법당 앞에서 경행을 하였지?”

그랬습니다.”

무슨 얘기들을 나누었더냐?”

처음에는법화경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가 진흙 속에서도 항상 깨끗한 연꽃과 같이 청정 수행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를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불법의 환희심에 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러다가 나중에는, 참선공부가 밑도 끝도 없는지 아무리 해봐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푸념들을 늘어놓았습니다. 마을의 아무개 아가씨가 나를 좋아 하는데 장가가서 된장이나 끓여먹고 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농담으로 하였습니다.”

알았다.”

선사는 그제야 일의 시말(始末)을 알게 되었다. 즉시 선사는 대중들을 모아 놓고 법좌에 올라 법문을 하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한편의 게송을 말하였다.

어두운 방안에 보는 사람 없다고 말하지 마라 선신의 눈은 번갯불 같아 털끝도 놓치지 않나니

가까이에서 정성을 다해 지극히 호위하다가 발연히 노하여 꾸짖으며 발자취를 없애느니라.

이 이야기에서처럼 참된 삶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언제나 참된 법을 논하며 살아가야한다.

이렇게 마음으로 정법을 생각하고 입으로 정법을 논하게 되면, 선신도 언제나 보호하고 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원효 대사께서 말씀하신수행자의 마음이 깨끗하면 천신들이 찬양하고 수행하는 이가 마음이 흐트러지면 선신이 떠나버린다.”라고 하신 뜻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이야기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벌을 주거나 상을 주는 일은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이 만들고 만든 것에 대한 상이나 벌도 스스로가 받는 것이다. 그러나 스님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데, 그 잘못을 금방 뉘우치고 고친다면 그 허물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청정한 마음을 생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스님들은 마음이 청정함을 근본으로 삼고 살아가기 때문에 언

제나 제천(諸天)의 옹호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마음이 지극히 청정하면 옷에도 때가 잘 묻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일은 인과(因果)의 연속이므로 나는 내 스스로가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한평생을 불자로서 수행정진의 생활을 해나가는 가운데 어려운 일, 나쁜 일이 닥치면선신이 나를 옹호하지 않아서 그렇구나.’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어려운 일을 다행히 면하게 되면선신이 나를 옹호해 주셔서 그렇구나.’ 하면서 더욱더 열심히 정진해야 한다. 모든 일을 그렇게만 생각하면 된다. 만약 마음이 그지없이 청정하다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 당당해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계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얼마나 청정한가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번뇌의 싹을 끊고 마음을 청정하게 닦는 것으로 불자님들의 생활에 근본을 삼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선신들이 보호하여 모든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모든 문제가 없을 때 수행은 저절로 이루어지고 수행이 잘 되면 해탈은

멀지 않은 것이다.

하루하루를 기도와 정진으로 살아가야 한다. 몸과 마음이 언제나 맑고 깨끗해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로 마음을 굳건히 가지고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봉원사보 (201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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