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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남기면서 무척 조심스럽네요.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거 같기도 해서 죄송하기도 하구요.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 때문입니다.
친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녀석이 정이 너무 많아서요.
길거리에서 유기견을 하나 데리고 집으로 갔나봅니다.
비오는날 어두운 길거리에서 조그만 강아지가 추위에 벌벌 떨길래
자기도 모르게 그랬다고 하네요. 예전에도 유기견을 하나 데려다가
십년 가까이 키웠는데, 얼마전에 큰 병으로 저세상으로 보냈대요.
보내면서 '다시 태어나면 우리 집으로 와라' 그랬는데, 그 강아지를 보는
순간 예전에 죽었던 강아지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데려오긴 했는데, 집에서 반대가 심한가봐요.....
아버지가 너무 싫어하셔서 그 조그만 강아지를 보일러실에다 하루종일
넣는다고 합니다. 친구가 늦게 퇴근하면 잠깐 방으로 데려가서 놀아주고요.
더구나 그 친구의 형이 얼마전 아기를 낳았는데, 맞벌이 부부의 사정상 아기를
집에 맡기게 됐다고 합니다. 강아지때문에 형도 부부싸움을 했다고 해요. 형수랑
형이 강아지 다른데로 보내기 전까지 걸음도 안하겠다고 했답니다.
아기에게 해로울까봐 그런가봐요.

강아지는 얌전하고 대소변도 잘 가리고 아주 건강한데....
저도 강아지를 키우다보니까 너무 안됐어서 새 주인을 알아봐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친구랑 같이 백방으로 알아보고 아는사람들에게 다 얘기해봐도
요즘 다들 어려워서 그런지 선뜻 나서지 않네요.
더구나 강아지가....요크셔 믹스견입니다.
아직까지 강아지 혈통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정말 강아지 좋아해서
이뻐해줄수 있는 사람을 만나 곱게 보내고 싶어서 계속 알아봤는데, 더이상은
집에서 키울수 없을거 같다고 하네요. 유기견센터라도 보내라고 집에서 성화인가본데,
그런게 가면....더구나 믹스견이면 더 끝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보내려고 여태까지 꾸중 들으면서 데리고 있지 않았다고....친구가 많이
속상해하더라구요.

방법을 찾다가 찾다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사찰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불교에서는 인연과 생명을 중히 여기신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사찰 사정상 강아지를 키우기 어려울수도 있을거에요. 그렇다면 구지 어렵게
부탁드리진 않겠습니다.
봉원사가 큰 사찰이라 글을 올리면서 더 망설였습니다. 그저 시골의 작은 사찰을 찾았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곳들은 홈페이지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어렵게 글을 올립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시겠지만 간단한 답장이라도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