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8년 갑오년 봉원사 관음회 송진여심 회장 신년사 > 새소식

물질이 아니라 마음을 베푸는 한해가 되었으면…
 
존경하는 봉원사 신도 여러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갑오(甲午)년 새해를 맞이하여 불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부처님의 가호가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또한 새해에는 모든 불자를 비롯하여 국민 모두가 희망찬 걸음을 내딛으며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기원해 봅니다.

우리 모두는 매년 초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가지고 한해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관계와 오해 속에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에 자신은 늘 불행하다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과 상황은 우리의 잘못된 의식과 행동이 빚어낸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화롭고 행복한 생활을 한다는 것은 내 것을 찾아 그것을 성취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베풀고 내 것을 내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보시(布施)’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시란 남에게 무엇인가를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무엇을 베푼다고 할 때 거기에는 당연히 어떤 물질적인 것이 상상 됩니다. 특히 물질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시 하면 당연히 돈이나 물질을 떠나서는 생각 할 수 없지요.
하지만 불교에서는 물질을 가지지 않고도 7가지의 보시를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무재칠시(無財七施)입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무재칠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안시(眼施) :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눈길에 따라 다른 사람의 눈빛도 따뜻해지기 때문입니다.

2.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 자비롭고 미소 띤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3. 언사시(言辭施) :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은 가장 쉬우면서도어려운 것입니다. 또한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기왕이면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 말을 하게 되면 그 말의 기운은 나에게 더 큰 기쁨으로 올 것입니다.

4. 신시(身施) : 예의 바르게 친절하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하여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라는 것인데 여기는 자신의 몸을 깨끗하고 반듯하게 가꾸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5. 심시(心施) :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타인이나 다른 존재에 자비심을 갖게 되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6. 상좌시(床座施) :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내 자리를 내어 준다는 것은 양보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겸양의 미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7. 방사시(房舍施) : 사람을 방에 재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타인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준다는 것은 나의 공간이 좁아드는 대신 나와 타인의 공동 공간이 넓어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 일곱 가지가 물질을 가지지 않고도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보시행입니다. 어쩌면 요즘처럼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회에서는 이같이 무재칠시(無재七施)가 더 의미 있는 보시행이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 더 나아가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건 물질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무엇’ 이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부처님도 물질보다는‘마음의 중요성’을 설파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회를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있어, 돈보다도 마음을 쓰는 것, 이보다 좋은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